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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패배했습니다. 그것도 라이벌 LG에, 5대0으로 앞서있다가 5대6으로 역전패했습니다. 이렇게 아깝게 진 날이면 제가 좋아하는(그래서 하루에 몇 번씩 들어가는) 야구 커뮤니티에 일부러 접속을 하지 않습니다. 승리한 날에는 경기를 보지 않았어도 훤히 보일 정도로 세밀한 분석이 올라오는데, 오늘같은 날에는 날카로운 분석 보다는 패배 원인을 제공한 사람(선수 혹은 감독)에 대한 비난의 글이 올라오기 마련이더군요.

오늘 경기 어줍잖은 시각으로 분석해보면 7회 5점 차로 여유있는 리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친 필승계투조(이재우-임태훈)를 무리하게 투입한 김경문 감독의 조급함이 패배의 큰 원인일 것입니다. 한 때 주변 사람들의 눈총을 받을 정도로 열혈팬이었던 몇 년 전의 저라면 거품을 물면서 감독을 욕했을테고, 라이벌전에 패한 울분으로 씩씩거렸을 겁니다.

그런데 올 시즌 프로야구를 보는 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한 게임의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경문 감독이 그랬다지요. "1년에 126경기를 하다보면 어느 팀이나 50패는 하기 마련이다" 맞습니다. 아무리 억울하게 졌어도 다음 경기 큰 후유증없이 승리하면 50패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김경문 감독이 세밀하게 경기를 읽는 눈이 떨어진다는 네티즌들의 평은 어느정도 공감하는 편이지만, 감독이 잘못 판단해서 지는 경기는 1년에 몇 경기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예전에는 126게임을 한게임 한게임 일일히 모두 치르는 모드로 게임을 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제가 대충 팀의 윤곽만 잡아주고 경기 결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맡기는 느낌입니다. 1경기 승패에 연연하기 보다는 선수들의 컨디셥과 흐름에 훨씬 관심이 많이 가고요. 얼마 전에 두산 타자들이 집단 슬럼프 증세를 보이며 연패를 할 때도 큰 조바심이 나지 않더군요.

사회생활을 하며 근거 없는 달콤한 말들과 가슴을 철렁하게 하는 날카로운 말들 사이에서 힘들어하다 어느날 결심했습니다. '일희일비'하지 말자. 미시적인 것들에 매몰돼 고민하는 것보다는 거시적인 흐름을 읽으며 대비하며 사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생각. 늘 되풀이하면서도 잘 안됐는데, 적어도 야구 보면서는 조금 적용이 되는 것 같습니다 ㅋㅋㅋ
Posted by 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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